그러잖아도 메스에 입단할 때부터 지역 유명인사로 떠올라 있는 안정환이다. 그런데 최근 주변의 배려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음을 새삼 느꼈다. 게다가 아내와 딸이 보는 앞에서 '프랑스서도 잘나간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으니 입이 귀에 걸릴 만하다.
지난 주말 사우디전을 마치고 프랑스로 복귀하는 길이었다. 룩셈부르크 공항에 가족과 함께 도착한 안정환은 내심 걱정이었다. 메스에 정식 입단하기 위해 입국할 당시 보약 등 음식물을 챙겨왔다가 검역당국으로부터 일일이 검사를 받느라 4시간 동안 고생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챙겨온 짐보따리는 아내가 장만한 갖가지 밑반찬에서부터 가재도구에 이르기까지 종전보다 훨씬 많아 20여개에 달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검역 직원이 자신을 바라보고 한 번 씩 웃더니 그냥 통과하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의아했던 안정환이 이유를 묻자 그 직원의 대답이 압권이었다.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잘 안다. 메스에서 유일하게 득점을 올린 코리안 스타아니냐." 그도 그럴것이 24일 현재 프랑스 리그에서 2무2패인 메스는 1득점-6실점을 기록중인데, 그 1득점이 안정환의 데뷔골이다. 이 때문에 메스 인근 지역의 축구팬들은 메스의 1승에 목말라 있는 가운데 유일한 득점원인 안정환만 바라보고 있는 처지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메스도 안정환이 도착했다고 하자 차로 1시간 거리인 공항까지 중형 버스 2대(1대는 화물용)를 급파했다. 팀의 보물인 안정환을 편히 모시라는 구단주의 배려인 것이다.
이쯤되니 안정환은 두 골을 넣으면 대우가 어떻게 달라질까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 최만식 기자 cms@>
'딱 한 골 넣었을 뿐인데….'
[스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