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생긴 것만 예쁜 게 아니다. 공도 예쁘게 차고, 그라운드에서 하는 짓도 예쁘다. (중략)
그도 그럴 것이 골만 터지지 않았다 뿐이지 최근 안정환의 플레이를 보면 전성기 때의 현란한 발기술과 감각을 거의 되찾은 느낌이다. (중략)
19일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도 그랬다. (중략) 두 차례의 극적인 장면 모두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물거품이 됐지만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런 가운데 안정환의 매너까지 더욱 빛을 발한 것은 후반 34분. 부산 김승현이 드리블을 하다가 상대 수비에 막혀 볼을 빼앗겼고, 이어 전남의 역습이 전개돼 2대1 결승골로 이어졌다. 김승현으로서는 억울할 만했다. 상대 선수가 어깨를 잡아당기며 파울성 플레이를 했지만 주심은 파울을 불지 않았다. 게다가 골까지 먹었으니 김승현은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했고, 결국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부산 선수들이 주심을 향해 달려오자 안정환이 중간에 나섰다. 후배들을 어르고 달래며 더이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은 것이다.(중략)
경기가 끝난 뒤에도 안정환은 중재자가 됐다. 패배로 경기가 끝나자 그래도 분이 안풀린 부산 선수들이 주심에게 접근하려고 하자 안정환이 웃는 얼굴로 후배들을 감싸안으며 "그만 하자, 다 끝난 경기 인데 이제와서 뭐 하겠느냐. 다음에 억울한 일 당하지 않도록 더 분발하자"고 다독거렸다.
열을 받았다고 하면 여러 차례 파울성 태클을 당하고도 휘슬 혜택을 보지 못한, 아까운 찬스를 자꾸 놓친 안정환이 더 받았을 터이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다웠다.
부산 관계자는 "적절하게 항의를 할 줄 아는 근성도 중요하지만 비록 지더라도 깔끔한 매너로 최선을 다하는 게 더 의미있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국내 운동선수 가운데 가장 잘생긴 선수에 속한다.
[스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