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우스’ 안정환(29·FC메스)이 아드보카트 감독 앞에서 화려한 부활 신고식을 치렀다.
안정환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 전반 7분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에서 동물적 왼발슛을 성공시키며 16개월 만의 A매치 골을 맛봤다. 김동진이 아크 왼쪽에서 헤딩으로 연결한 볼을 가슴으로 받은 뒤 벼락슛으로 골키퍼가 미처 손쓸 틈을 주지 않았다.
이번 골은 ‘이름값을 해냈다’는 자존심 회복 외에도 ‘아드보카트호의 황태자’로 지목받은 이동국(포항)과의 원톱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론 지난 7월30일 르샹피오나(프랑스리그) 개막전 골 이후 무려 104일 만에 기록한 득점이며 대표팀에선 아드보카트호 출범 이후 공격수가 기록한 첫 골.
지난 2004년 7월 아시안컵 쿠웨이트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부상이 겹치며 부진의 늪에 빠졌던 안정환은 이로써 “한국축구의 대표선수는 역시 안정환”이라던 스웨덴 취재진이라는 기대에 부응했다. 2002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 결승골을 기억하는 축구팬들에게도 뜻깊은 선물을 선사한 셈이다.
안정환은 그동안 파괴력이 떨어지는 ‘기교파’로 분류됐지만 이날 강력한 슈팅을 연발하며 변신을 시도했다. 후반 16분 골문 앞에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어낸 데 이어 23분에도 골에어리어 앞에서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을 뿜어냈다. 특히 후반 28분에는 이영표의 왼쪽 크로스를 받아 문전 오른편에서 정확한 헤딩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빗나가 추가골 사냥에 실패했다. 후반 43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상대 골대 왼쪽을 겨냥한 각도 큰 프리킥을 선보였고 종료 직전에는 미드필드부터 박지성-설기현으로 이어진 크로스를 받아 날카로운 마무리 슈팅을 선보였다.
경기를 지켜본 정해성 부천 감독은 “안정환만이 넣을 수 있는 골”이라고 극찬했고 최진한 전남 코치도 “오늘 가장 좋은 몸놀림을 보인 것은 안정환이다. 다양한 공격루트가 엿보였다”고 분석했다. 안정환은 “골은 넣었지만 이기지 못해 아쉽다”며 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을 기약했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안정환은 이날 평가전 MVP에 선정돼 3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16개월만에 골맛…최강 원톱 증명
[스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