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베테랑들의 최대 무기는 ‘경험’이라고 한다. 20대 전후 젊은이들이 체력과 투지가 장점이라면 이들에게는 많은 경험을 통해 쌓은 관록이 바로 재산이다. 독일월드컵이 내년으로 다가온 지금 ‘반지의 제왕’ 안정환(29·프랑스 메스)도 이 같은 생각을 한다. 2002월드컵 당시 20대 중반의 혈기왕성하던 그도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
아무래도 체력으로는 그때만 못하기 쉽다. 대신 중요한 것을 얻었다. 바로 경험이다. 특히 프랑스리그에서 쌓은 경험은 내년 월드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양한 유형의 수비수들을 상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정환은 “체격이 크고 힘이 좋은 선수도 있고 지능적인 수비가 뛰어난 선수도 많다. 다양한 스타일을 상대하면서 스스로도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체적인 특징에서 아시아계와 많은 차이가 있는 유럽이나 아프리카계 수비수들을 상대로 매주 경기를 가지며 나름의 해법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월드컵을 염두에 두면 매우 유익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한국팀은 전통적으로 유럽팀에 약한 편인데 특히 공격수들은 팔다리가 길고 유연성이나 순발력이 좋은 비아시아계 수비수들을 상대한 경험이 적어 적응에 애를 먹곤 했다. 대표팀 내에서의 위치도 달라졌다. 3년 전 중간 정도의 연차였던 그는 이제 최고참급이 됐다. 현재 소집된 대표팀에서 그보다 나이가 많은 이는 최진철(33·전북),이운재(32·수원),이을용(30·터키 트라브존스포르)까지 단 세 명뿐이다. 이제 스스로 후배들을 이끌어 줘야 할 자리에 선 안정환. 그의 관록이 내년 독일에서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본다.
유럽 수비수들 상대 공략법 터득
[스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