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3위 부산 아이파크가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산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덜미를 잡았다.
부산은 2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4라운드 제주전에서 박희도의 선제골, 안정환 연속 추가골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부산은 전반전 내내 무딘 공격력을 보이며 제주와 지루한 공방전을 펼쳤으나, 전반 종료 직전인 47분 박희도의 그림 같은 프리킥이 골로 연결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후반전에 들어선 부산은 후반 19분 안정환이 제주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고, 30분 또 다시 추가골을 넣으며 제주를 3-0으로 완파했다.
▲전반전: 지루한 공방전…선제골은 부산 박희도 몫
부산과 제주는 경기 휘슬이 울리자마자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어갔다. 골 기회는 부산이 먼저 잡았다. 전반 5분 부산이 제주 진영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고, 서동원이 왼발로 강하게 감아 찼다. 하지만 제주의 수비벽에 맞은 공은 골문을 향하지 못했다. 3분 후, 이번에는 제주가 부산을 위협했다. 빠른 패스로 부산 수비 진영을 파고 들던 제주는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절호의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호물로가 감아 차봤으나 공은 골문으로 향하지 못했다.
이후 부산의 맹공이 계속됐다. 전반 18분 이승현이 아크 서클 인근을 파고 들다 프리킥 기회를 얻어냈다. 전반 5분과 마찬가지로 서동원이 왼발 슈팅을 했으나 크로스 바를 살짝 넘기고 말았다. 20분에는 김창수가 스로우인 한 것이 제주 진영 페널티 박스 안에 흘러 들어갔고, 몸싸움 과정에서 공이 높이 뜨자 안정환이 오버헤드킥을 시도했다. 하지만 슈팅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양 팀은 이후 약 20분간 미드필드에서 지루한 공방전만을 이어갔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제주의 조용형이 약 25미터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부산 골키퍼 최현의 품에 들어갔다.
전반 막판에 접어들면서 양 팀은 결정적인 골 기회를 나누어 가졌다. 39분 박희도의 코너킥이 이강진의 헤딩 슈팅으로 이어졌으나 공은 조준호 골키퍼의 손에 맞고 크로스 바에 맞았다. 김창수가 튕겨 나온 공에 다시 발을 갖다 댔으나 제주 수비수가 공을 걷어냈다. 부산의 두 번째 골 기회는 그렇게 무산됐다. 곧이어 41분에 제주의 최현연이 무인지경의 부산 골문에 슈팅을 했다. 하지만 공은 왼쪽 골 포스트를 살짝 빗나가 땅을 쳐야만 했다.
경기종료 직전인 46분, 결국 부산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제주의 오승범이 자기 진영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파울을 범했고, 박희도가 프리킥을 찼다. 강하고 낮게 날아간 공은 그대로 제주 골문 구석을 찔렀다.
▲후반전: 안정환 2골…제주, 만회골 시도 무산
전반 종료 직전 골을 성공시킨 부산은 후반전 시작부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쥐었다. 47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승현이 문전 중앙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정성훈이 헤딩슛으로 제주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공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50분에도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에 있던 주승진이 문전으로 강한 크로스를 올렸고 정성훈이 다시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이번에도 공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고 말았다. 제주는 부산의 파상공세에 심하게 흔들렸다.
맹공에 시달리던 제주의 알툴 감독은 심영성을 빼고 김영신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제주는 경기 속도를 잠시 늦추며 부산의 페이스를 끌어 내렸다. 이어 61분 제주는 좋은 골 기회를 맞이했다. 문전 중앙에 있던 최현연에게 볼이 투입돼 발끝으로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한 것. 하지만 부산의 최현 골키퍼의 발에 맞아 공이 붕 뜨며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하지만 제주의 역공은 안정환의 추가골에 잠잠해지고 말았다. 64분 후방에서 볼을 이어받은 안정환은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제주 수비수 2명 사이로 낮게 깔리는 강력한 슈팅을 시도, 제주 골문 오른쪽 구석을 찔렀다. 2-0. 부산이 한 걸음 더 앞서 나갔다.
제주는 쏘자와 김명환을 연속해서 투입하면서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부산의 안정환은 다시 한 번 제주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75분 제주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김창수가 문전 중앙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안정환이 달려 들며 오른발로 제주 골망을 가른 것. 제주의 6강 플레이오프의 꿈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제주는 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부산의 공세에 이렇다 할 골 기회를 잡지 못하고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 지어야만 했다.
리그 13위 부산 아이파크가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산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덜미를 잡았다.
[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