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수원의 '우승 청부사'로 거듭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바닷바람이 맵고 찬 경남 남해의 스포츠파크 주경기장. 안정환은 이곳에서 하루 세 차례 훈련하면서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18일 훈련장에서 만난 안정환은 띠동갑 후배 고경준과 짝을 이뤄 훈련하면서 "힘들다"를 연발했다.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얼굴 표정은 환했다.
안정환은 "개막전 선발은 문제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힘든 팀 훈련을 소화하느라 살이 좀 빠진 모습이었지만 "신나게 훈련하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정상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시즌 목표도 확실하게 정했다. "득점왕도 좋지만 팀 우승이 먼저다. 우승하면 당연히 대가가 따라올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팀 성적은 나쁜데 득점왕을 차지해봤자 '빛 바랜 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안정환은 현재 체력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오전 7시부터 30분간 러닝을 하고, 낮에는 10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호남대와의 연습경기에 출전, 45분간 뛰면서 처음으로 동료들과 실전에서 호흡을 맞춰봤다. 안정환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45분 뛰는 건 전혀 문제없다. 힘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기를 지켜본 차범근 감독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비를 따돌리고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시야도 넓고, 경기를 순리대로 풀어가는 점이 인상적이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안정환은 6개월 무적상태로 지내면서도 개인훈련을 해왔다. 웨이트와 근력 운동을 꾸준히 병행했다. 남산 뛰어오르기 훈련도 빠뜨리지 않았다. 안정환은 "직장인축구선수로 뛰는 친구들과 2대2, 3대3, 미니게임을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요즘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비결이다.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 차 감독의 전략에 따라 움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99년 MVP를 받았던 때만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어느 위치에 서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기회만 주어지면 최고의 활약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안정환은 후배인 이동국, 이천수의 해외 이적을 적극 찬성했다. 또 "박주영 등 젊은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해 대표팀이나 월드컵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선배로서의 희망을 밝혔다.
안정환, 개막전 선발 준비 '착~착'
[스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