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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167	[스조] 2007-09-16	조회: 3600

안정환이 얻은 소중한 것들

1. 팬 사랑 　 …대형 플래카드에 카드섹션 '감동'

2. 감독 신뢰 ...35일만의 1군 선발 81분 출전

3. 존재 가치 ... 구단 고위층 '영향력' 재인식

축구 스타 안정환(수원)은 2군 경기 퇴장 사건으로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 벌금(1000만원) 징계를 받았고, 숱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 마음의 상처와 비판 여론에 의한 명예 손상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안정환이 퇴장 사건으로 얻은 것도 있다.

이를 확인시켜준 자리 토요일(15일) 광주와의 K-리그 경기가 벌어진 수원월드컵경기장이었다.

안정환의 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2만여 관중들의 시선은 안정환에게 집중됐다.

안정환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안정환' 연호가 쏟아졌고, 일부 관중은 대형 플래카드를 펼쳐보였다.

'안정환 당신을 간절히 응원하는 마음 뒤엔 눈물과 고마움이 가득합니다. 언제나 함께함으로 즐거움이 되고 힘이 되겠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수원 서포터스가 이례적으로 특정 선수(안정환)를 위해 카드섹션을 했다. 안정환의 영문약자(Ahn)와 배번 '10'을 새기고 빨간색 하트까지 장식하며 안정환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퇴장 사건 이후 안정환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네티즌의 사랑이 오프라인에서 확인된 현장이었다. 안정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수를 보내주신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정규리그에 출전하지 못해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말끔히 해소됐다.

차범근 감독은 35일 만에 1군 경기에 출전한 안정환이 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에 아쉬워 하면서 81분간 뛰도록 한 것은 안정환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한 달여 만의 복귀치고는 많은 시간을 뛴 안정환에 대해 차 감독은 "경기 감각을 회복시키고 신뢰감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구단에서는 안정환의 존재가치를 새로 확인했다.

수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기업 고위층에서도 안정환 사건이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고 수많은 지지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실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5년전 한-일월드컵 때문에 어느 정도 인기를 유지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처럼 영향력이 큰 줄은 사실 몰랐다는 것.

대외 이미지를 중시하는 삼성으로서는 안정환에 대한 팬들의 긍정적인 인식이 반가운 대목이다.

<최만식 기자 scblog.chosun.com/cms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