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 7시(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대만과의 2007아시안컵 B조 예선 2차전에서 공격선봉을 맡은 안정환은 대만전에 특별한 마음으로 나선다. 대만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49위에 불과한 약체이지만 핌 베어벡 감독은 자신의 데뷔전을 대승으로 이끌기 위해 안정환에게 왼쪽 윙포워드 혹은 원톱자리를 넘나들며 득점감각을 마음껏 과시할 것을 주문했다.
베어벡 감독은 이천수·정조국·박주영 등을 공격수로 기용할 예정이지만 공격진 중 가장 경험이 많고 골감각이 뛰어난 안정환에게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기에 위치를 자유롭게 가져 가면서 슈팅을 때려 댈 것을 지시한 것.
안정환은 15일 오전 공식기자회견에서 "예전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 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우승을 목표로 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가 마음속에 잡고 있는 대표팀 은퇴시점은 2007아시안컵이 끝난 직후. 따라서 아시안컵 예선·본선 한 경기 한 경기가 그에게는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베어벡 감독이 안정환에게 최전방을 이끄는 임무를 맡긴 것은 경기 핵심 포인트가 다득점이기 때문. 이미 이란이 4-0승을 거두는 등 이란·시리아가 대만을 상대로 다득점을 올렸기에 한국 대표팀에게도 다득점이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한국대표팀은 징크스 탈피라는 숙원도 풀어야 한다. 때로는 강팀과 좋은 경기를 펼치다가도 약팀과 만나 어려운 경기를 치렀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게 사실. 오만(1-3패)· 베트남(0-1패)· 몰디브(0-0무)전이 그렇다. 안정환은 몰디브전 당시 73분을 뛰면서 많은 슈팅을 날렸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는 "대만을 약체라 생각지 않는다. 몰디브전 교훈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며 베어벡 감독의 지시를 100% 이행할 준비를 마쳤다.
월드컵을 통해 이미 세계언론에 그의 이름 석자를 알린 안정환이지만 아시안컵에서는 후배 이동국에게 밀리는 등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대회인 만큼 안정환은 이름도 내고 좋은 성적도거두겠다라는 의욕에 불타있다.
이 곳 대만에서 태극호(太極虎)로 불리는 한국대표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선수가 바로 안정환이다. 안정환은 15일 대만언론의 요청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설만큼 인지도를 갖고 있다. 대만전에서 한국과 대만 양국의 축구팬들이 그의 플레이에 주목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한국은 대만과 20번 맞붙어 13승1무6패의 절대우세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이란 각오로 임하겠다."
[일간]